"칼의 노래": 오늘의 한국 지도자는 과연 백성을 지키겠다는 이순신의 굳센 결의를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제국에 예속되기를 선택하고 있는가?
“The Song of the Sword”: Does today’s Korean leader possess Admiral Yi Sun-sin’s unwavering commitment to protect his people—or is he merely choosing subordination to empire?

“ 포탄과 화살이 우박으로 나는 싸움의 뒷전 에서 조선 수군은 적의 머리를 잘랐고 일본 수군은 적의 코를 베었다. 잘려진 머리와 코는 소금에 절여서 상부에 바쳤었다. 그것이 전과의 증거물이었다. ...포구로 몰려진 적들은 산속으로 피난민의 아녀자들까지 모조리 죽이고 코를 베어갔다. 피난민들의 다만 얼굴 가운데 코가 있기 때문에 죽었다. 목이야 어디로 갔던 간에 죽은 자는 죽어서 그 자신의 전쟁을 끝낸 것 처럼 보였다. 이 끝없는 전쟁은 결국은 무의미한 장난이며, 이 세계도 마침내 무의미한 곳인가. 내 몸의 깊은 곳에서, 아마도 내가 알 수 없는 뻣속의 심연에서, 징징징. 칼이 울어대는 울음이 들리는 듯했다. 나는 등판으로 식은 땀을 흘렸다. 캄캄한 바다는 인광으로 뒤채었다 .” –김훈, “칼의 노래” 16세기 조선의 전설적 장수 이순신을 다룬 이 역사소설에서, 전직 언론인이자 전쟁 특파원이었던 김훈은 임진왜란의 참혹한 전쟁과 일본군의 침략을 섬세하고도 날카롭게 묘사한다. 그의 문장은 전장의 살육만을 그리지 않는다. 전쟁이 짊어지게 하는 실존적 무게까지 함께 드러낸다. 이 소설은 허구적 화자인 이순신 장군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영웅을 신화적 초인으로 그리지 않고, 고뇌하고 흔들리면서도 결코 책임을 내려놓지 않는 인간적 지휘관의 내면을 파고든다. 세상이 무의미하게만 보이는 순간에도, 유일한 의미는 백성을 지키겠다는 그의 다짐에서 비롯된다. 이 책을 로스앤젤레스의 한 한국 서점에서 구입했다. 미국에서 실제로 한국 문학 서적을 직접 손에 쥘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다. 진열대에 있던 단 한 권의 『칼의 노래』를 집어 들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참 잘한 일이었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허구가 아닌 오늘의 한국 현실이 떠올랐다. 이번 주, 한국은 또다시 미군 주도의 대규모 합동훈련, 을지 프리덤 실드(UFS) 의 한가운데 있다. 8월 18일에 시작된 이번 훈련에 대해 당국은 “방어적 훈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르다. 이번...